[MK히든챔피언] 결혼·출생 기억 …'생체보석'으로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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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4.18. 오전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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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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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보석' 상품화 비아생명공학
머리카락·손발톱·탯줄 등에
알루미나 혼합해 사파이어로
MZ세대는 프러포즈 때 사용
모든 추모·기념 대상에 접목
"반려동물 생체보석도 인기"


◆ MK 히든챔피언 ◆

비아생명공학이 생체원소를 넣어 만든 인조보석들. 비아생명공학


머리카락과 보석을 혼합해 만든 인조보석이 소비자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세상을 떠난 가족을 추억하게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한 아이템이지만, 지금은 출생과 결혼 기념일 등에도 각광받고 있다.

지난 16일 서울 태평로 보람그룹 본사 27층에 위치한 생체보석 브랜드 '비아젬' 전시관을 찾았다. 미얀마에서 채굴되는 최상급 루비와 똑같은 '피전스 블러드(Pigeon's blood)' 빛깔을 띤 루비와 최고급 스리랑카산에서만 볼 수 있다는 푸른빛 사파이어로 만든 반지, 목걸이, 팔찌 등 장신구들이 전시대에 가지런히 놓여 있다.

이는 모두 보람그룹 계열사인 비아생명공학이 생체원소를 넣어 만든 인조보석이다. 생체원소가 들어갔다는 설명을 들으니 그런가 보다 하는 거지 눈으로만 봐선 다른 보석과 차이를 전혀 알 수 없다.

비아젬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먼저 의뢰인으로부터 생체원료 일부를 전달받는 데서 시작된다. 머리카락이 가장 일반적이고 손발톱, 탯줄, 분골 등도 사용된다. 생체원료에서 생체원소를 추출한 뒤 사파이어 원료인 산화알루미늄 분말과 혼합해 원재료를 만든다. 여기에 천연 사파이어가 생성되는 조건과 동일하게 2000도 이상 고열과 고압을 가하면 녹아내린 원료가 종유석처럼 방울방울 맺혀 생체보석이 형성된다.

비아젬이 만드는 인조 사파이어 중 가장 작은 1캐럿짜리 가격은 280만원이다. 지금까지 고객에게 전달한 인조 루비·사파이어 중 가장 비싼 제품은 13캐럿짜리로 7800만원에 달한다. 회사 측은 다이아몬드 생체보석을 만들어 달라는 고객 요청이 많아지자 관련 기술과 장비 개발에도 나섰다.

최철홍 회장


비아젬은 보람그룹 본업인 상조서비스의 부가 서비스 형태로 기획됐다. 최철홍 보람그룹 회장은 2007년 '고인과의 이별 후에 지속적인 추모 의미를 부여하는 매개체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고, 비아생명공학을 설립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이은아 비아생명공학 이사는 "회사 설립 이후 무결점 인조 사파이어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개발하는 데 15년 가까이 걸렸다"며 "전 세계에서 최상급 품질의 생체보석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건 보람그룹뿐"이라고 말했다.

상조서비스 일환으로 시작했지만 제품을 접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고인의 유골 외에도 머리카락이나 탯줄을 넣어 기념 아이템으로 만들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이는 결혼을 앞둔 MZ세대나 자녀를 출산한 부부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었다. 가족사진을 찍듯 가족 전원의 머리카락을 한데 섞어 보석을 제조한 뒤 나눠 착용하기도 한다. 이 이사는 "결혼과 프러포즈를 앞둔 커플이나 신앙심이 깊은 종교인, 임산부, 반려인 등 기념하고 기억할 수 있는 모든 대상에 접목이 가능하다"며 "비아젬으로 만든 오마주를 봉안당뿐만 아니라 시상식 등에서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업 모델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애완동물을 대상으로 한 생체보석 브랜드 '펫츠비아'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반응이 좋다. 비아생명공학은 최근 중국 선전에서 열린 반려동물 전시회에서 펫츠비아 제품을 선보여 큰 관심을 끌었다. 비아생명공학은 다음달 10~12일에는 홍콩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비아젬 단독 부스를 만들어 참가할 계획이다.

한편 비아젬은 생체보석 제조를 위한 국내외 다양한 특허권을 획득하고 상표를 출원했다. 생체원료 추출 방법, 인조보석 제조 방법, 합성보석 제조 방법 등 노하우와 보석 성장 장치 및 제조 장치 등 하드웨어까지 구축해 지식재산권(IP)을 확보했다. 한국 외에도 미국·일본·중국 등 주요국과 베트남·태국·필리핀 등 아시아, 유럽 37개국 등에서 특허를 보유하고 있거나 상표 출원을 완료했다.

[김동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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